여행사창업 시작하는 방법, 등록부터 첫 상품까지 현실적으로 준비하기

얼마 전 지인이 작은 테마여행을 만들어 팔아보고 싶다며 여행사창업 비용을 물어봤습니다. 처음엔 사무실 하나 얻고 예약 사이트만 만들면 되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실제로는 업종 선택, 자본금, 사무실, 보증보험, 약관, 고객 응대 방식까지 미리 맞춰야 하는 부분이 꽤 많습니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순서를 잡으면 생각보다 단순해집니다.
먼저 어떤 여행사를 할지 정해야 합니다
여행업은 아무 이름으로나 시작하는 게 아니라 사업 범위에 따라 등록 종류가 나뉩니다. 2026년 10월 기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되는 관광진흥법 시행령상 여행업은 크게 종합여행업, 국내외여행업, 국내여행업으로 구분됩니다.
- 종합여행업: 내국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국내외 여행을 다룰 수 있습니다.
- 국내외여행업: 내국인을 대상으로 국내와 해외 여행을 다룰 수 있습니다.
- 국내여행업: 내국인을 대상으로 국내 여행만 다룰 수 있습니다.
초보 창업자라면 여기서 욕심을 조금 내려놓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제주도 트레킹, 강원도 워케이션, 지역 맛집 투어처럼 국내 상품만 운영할 계획이라면 국내여행업으로도 충분합니다. 반대로 일본, 베트남, 유럽 패키지처럼 해외 일정까지 직접 구성하고 판매하려면 국내외여행업 이상을 봐야 합니다. 외국인 관광객을 한국으로 데려오는 인바운드까지 생각한다면 종합여행업이 필요합니다.
등록 요건은 자본금과 사무실이 기본입니다
여행사창업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숫자는 자본금입니다. 현재 기준으로 종합여행업은 5천만원 이상, 국내외여행업은 3천만원 이상, 국내여행업은 1천500만원 이상이 기본입니다. 개인사업자는 자본금 대신 자산평가액으로 봅니다. 다만 국내여행업은 2024년 7월 1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등록 신청한 경우 750만원 이상으로 완화되는 특례가 있었고, 2026년 10월 현재 새로 준비한다면 기본 기준인 1천500만원을 기준으로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무실도 필요합니다. 꼭 큰 사무실일 필요는 없지만 소유권이나 사용권이 있어야 합니다. 임대차계약서로 증명하는 경우가 많고, 지자체에 따라 공유오피스 가능 여부를 꼼꼼히 보는 곳도 있습니다. 특히 실제 영업 공간으로 볼 수 있는지, 독립된 사용권이 있는지 확인하는 경우가 있어 계약 전 관할 시청이나 구청 담당 부서에 먼저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법인으로 할지 개인사업자로 할지도 미리 정해야 합니다. 법인은 신뢰도와 확장성 면에서 유리하지만 설립 절차와 회계 부담이 있습니다. 개인사업자는 시작이 가볍지만 거래처 계약이나 투자 유치 단계에서 한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엔 지역 체험 상품 몇 개로 테스트할 계획이라면 개인사업자로 출발하고, 기업 단체나 해외 상품까지 넓히는 시점에 법인 전환을 검토하는 방식도 현실적입니다.
등록 절차는 서류 싸움에 가깝습니다
여행업 등록은 보통 관할 시군구청이나 관련 부서에 신청합니다. 사업자등록만 했다고 여행사를 바로 운영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관광사업 등록을 먼저 챙겨야 하고, 이후 세무서 사업자등록, 통신판매업 신고, 보증보험 가입, 표준약관 준비 같은 절차가 이어집니다.
- 사업 범위 결정: 국내, 해외, 인바운드 중 어디까지 할지 정합니다.
- 사업 형태 선택: 개인사업자와 법인 중 운영 방식에 맞는 형태를 고릅니다.
- 사무실 확보: 임대차계약서 등 사용권을 증명할 자료를 준비합니다.
- 자본금 증빙: 법인은 등기와 납입자본금, 개인은 자산평가 관련 자료를 챙깁니다.
- 관광사업 등록 신청: 관할 지자체에 여행업 등록을 신청합니다.
- 보증보험 가입: 여행 사고나 환불 문제에 대비한 영업보증 관련 절차를 확인합니다.
- 판매 채널 준비: 홈페이지, 예약 폼, 결제, 약관,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갖춥니다.
여기서 많이 막히는 부분이 보증보험과 약관입니다. 여행업은 고객 돈을 먼저 받고 항공, 숙소, 차량, 가이드 비용을 나중에 집행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환불, 일정 변경, 천재지변, 최소 출발 인원 미달 같은 상황을 약관에 분명히 적어두어야 합니다. 말로만 안내하면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창업자가 훨씬 피곤해집니다.
처음부터 큰 패키지보다 작은 상품이 낫습니다
여행사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멋진 해외 패키지부터 만들려는 겁니다. 그런데 초반에는 고객 응대, 예약 변경, 노쇼, 환불, 현지 변수 대응을 직접 겪어봐야 합니다. 20명짜리 해외 패키지보다 6명짜리 당일 국내 투어가 운영 경험을 쌓기에는 훨씬 좋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근교 와이너리 투어, 부산 야경 사진 투어, 전주 미식 산책, 강릉 카페와 바다 코스처럼 테마가 분명한 상품이 좋습니다. 가격도 단순해야 합니다. 1인 4만9000원, 포함 사항은 차량과 가이드, 불포함은 식사와 개인 경비처럼 고객이 바로 이해할 수 있어야 구매 전환이 잘 나옵니다.
수익 계산은 냉정하게 해야 합니다. 1인 5만원짜리 당일 투어에 10명이 모이면 매출은 50만원입니다. 여기서 차량 20만원, 가이드 인건비 15만원, 플랫폼 수수료와 보험료, 홍보비를 빼면 남는 돈이 생각보다 작습니다. 그래서 여행 상품은 낭만만으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최소 출발 인원, 취소 수수료, 반복 판매 가능성, 계절별 수요를 같이 봐야 합니다.
초기 비용은 등록비보다 운영비가 더 무섭습니다
등록 요건만 보면 국내여행업은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부담은 매달 나가는 돈에서 생깁니다. 사무실 임대료, 전화와 문자 발송비, 홈페이지 유지비, 광고비, 예약 관리 도구, 세무 기장료, 보험료가 계속 붙습니다.
초기 예산을 잡을 때는 최소 6개월치 운영비를 따로 두는 편이 좋습니다. 상품이 바로 팔리지 않을 수도 있고, 광고 테스트에 돈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여행 상품은 계절성이 강합니다. 봄꽃, 여름휴가, 단풍, 연말 시즌에는 문의가 몰리지만 비수기에는 매출이 확 줄 수 있습니다. 이 흐름을 버틸 현금이 있어야 오래 갑니다.
홍보는 블로그, 짧은 영상, 지역 커뮤니티, 네이버 예약 같은 채널을 조합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처음부터 광고비를 크게 태우기보다 실제 고객 후기 10개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게 낫습니다. 여행은 신뢰가 구매를 밀어주는 업종이라 사진, 일정표, 포함 사항, 환불 기준이 선명할수록 문의가 줄고 예약률이 올라갑니다.
작게 시작해도 전문성은 분명해야 합니다
여행사는 단순히 숙소와 교통을 대신 예약해주는 곳이 아닙니다. 고객은 자기 시간이 망가지지 않길 바라고, 낯선 곳에서 덜 헤매고 싶어 돈을 냅니다. 그래서 창업 초반부터 내가 잘 아는 지역, 잘 설명할 수 있는 테마,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코스를 중심으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여행사창업은 허가와 서류만 통과하면 끝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기대를 다루는 사업에 가깝습니다. 처음부터 큰 회사를 흉내 내기보다 작은 상품 하나를 제대로 팔고, 다녀온 고객이 다음 사람을 데려오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쪽이 훨씬 단단합니다. 여행을 좋아한다는 마음에 숫자 감각과 책임감을 더하면, 작은 여행사도 충분히 오래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