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설기 맛있게 만드는 방법, 집에서 실패 줄이려면 이렇게

얼마 전 떡집 진열대에서 피자설기를 봤는데, 그냥 지나치기 어렵더라고요. 설기떡 위에 옥수수, 햄, 치즈가 올라가 있으니 아이 간식 같기도 하고, 한 끼 대용처럼 든든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집에서도 만들 수 있을까 싶어 몇 번 해봤는데, 생각보다 포인트가 분명한 메뉴였습니다. 떡은 촉촉해야 하고, 토핑은 과하지 않아야 하며, 치즈는 따뜻할 때 자연스럽게 녹아야 맛이 살아납니다.
피자설기는 말 그대로 설기떡에 피자 느낌의 재료를 더한 퓨전 떡입니다. 빵 도우 대신 멥쌀가루를 쓰기 때문에 쫀득하고 포슬한 식감이 있고, 밀가루 간식보다 속이 편하다는 느낌을 받는 분도 많습니다. 다만 일반 피자처럼 소스를 듬뿍 바르면 떡이 질척해질 수 있어서, 재료의 양 조절이 꽤 중요합니다.
피자설기 재료 준비하는 방법
기본은 멥쌀가루입니다. 집에서 쌀을 불려 빻아도 되지만, 처음이라면 방앗간에서 소금 간이 된 습식 멥쌀가루를 사는 편이 편합니다. 4인 기준으로 멥쌀가루 500g 정도면 작은 사각 틀 하나 또는 미니 컵설기 8~10개 정도가 나옵니다. 여기에 설탕 40~60g을 넣으면 은은하게 단맛이 납니다. 단맛을 줄이고 싶다면 35g 정도로 낮춰도 괜찮습니다.
피자 느낌을 내는 재료는 잘게 썬 햄, 옥수수, 피망, 양파, 모차렐라 치즈 정도면 충분합니다. 욕심내서 토핑을 많이 넣으면 보기에는 푸짐하지만 떡이 잘 뭉치지 않고 가운데가 축축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양파와 피망은 수분이 많아서 키친타월로 눌러 물기를 빼고 쓰는 게 좋습니다.
- 멥쌀가루 500g
- 설탕 40~60g
- 잘게 썬 햄 80g
- 옥수수 60g
- 피망 또는 파프리카 40g
- 양파 30g
- 모차렐라 치즈 100~150g
- 토마토소스 2~3큰술
토마토소스는 피자소스를 써도 되고, 파스타용 토마토소스를 써도 됩니다. 다만 떡 위에 바를 때는 아주 얇게 펴는 정도가 좋습니다. 소스가 많으면 떡의 포슬함보다 신맛과 물기가 먼저 느껴집니다. 저는 500g 기준으로 2큰술 반 정도가 가장 무난했습니다.
쌀가루 수분 맞추는 요령
피자설기에서 가장 많이 실패하는 부분이 수분입니다. 습식 쌀가루는 이미 물기가 있어서 따로 물을 많이 넣으면 떡이 질어집니다. 손으로 쌀가루를 쥐었을 때 뭉쳤다가 손가락으로 톡 건드리면 부서지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가루처럼 흩어지면 물을 조금 더해야 하고, 손에 끈적하게 묻으면 수분이 많은 편입니다.
물을 추가할 때는 한 번에 붓지 말고 1큰술씩 넣어 섞는 게 안전합니다. 500g 기준으로 물이 전혀 필요 없는 경우도 있고, 건조한 쌀가루라면 3~5큰술 정도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레시피 숫자보다 손의 감각이 더 정확할 때가 많습니다.
체에 내리는 과정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쌀가루를 체에 한 번 내리면 입자가 고르게 풀려서 찐 뒤 식감이 훨씬 부드럽습니다. 귀찮다고 그냥 찌면 부분적으로 뭉친 곳이 생기고, 어떤 곳은 단단하고 어떤 곳은 축축해질 수 있습니다. 피자설기는 위에 토핑이 올라가서 표면이 눌리기 쉬우니, 아래 떡 부분이라도 균일해야 전체 맛이 좋아집니다.
찜기에 찌는 순서가 맛을 좌우합니다
찜기는 물이 팔팔 끓고 김이 충분히 올라온 뒤 사용합니다. 틀에 젖은 면포를 깔고 쌀가루를 담되, 꾹꾹 누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설기떡은 공기층이 있어야 포슬하게 쪄집니다. 윗면만 가볍게 평평하게 만든 뒤 토마토소스를 얇게 바르고 토핑을 올립니다.
여기서 치즈를 처음부터 많이 올리면 찌는 동안 기름이 빠져 표면이 지저분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치즈의 절반만 올리고, 거의 다 익었을 때 나머지를 얹는 방식이 좋았습니다. 전체 찌는 시간은 작은 컵 기준 18~22분, 사각 틀 기준 25~30분 정도가 무난합니다. 불 세기와 틀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가운데를 젓가락으로 찔렀을 때 날가루가 묻어나지 않으면 거의 익은 상태입니다.
다 찐 뒤에는 바로 자르지 말고 5분 정도 두는 편이 좋습니다. 뜨거울 때 바로 칼을 대면 치즈와 떡이 함께 밀리면서 모양이 흐트러집니다. 살짝 김이 빠진 뒤 자르면 단면이 깔끔하고, 먹을 때도 떡의 단맛과 토핑의 짭짤함이 더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맛있게 먹고 보관하는 방법
피자설기는 갓 쪘을 때 가장 맛있습니다. 따뜻한 설기와 녹은 치즈가 만나야 이 메뉴의 장점이 제대로 납니다. 식으면 치즈가 굳고 떡도 단단해지기 때문에, 남은 것은 한 김 식힌 뒤 개별 포장해 냉동 보관하는 편이 낫습니다. 냉장 보관은 떡을 빨리 딱딱하게 만들 수 있어서 하루 이상 둘 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시 데울 때는 전자레인지에 물 한 컵을 함께 넣고 40초에서 1분 정도 돌리면 촉촉함이 조금 살아납니다. 양이 많다면 찜기에 5~7분 정도 다시 찌는 방법이 더 좋습니다. 에어프라이어는 치즈 표면은 맛있게 구워지지만 떡이 마를 수 있어, 아주 짧게만 쓰는 편이 낫습니다.
아이 간식으로 만들 때는 햄 대신 닭가슴살 소시지나 잘게 찢은 닭고기를 넣어도 좋습니다. 어른 입맛에는 할라피뇨를 조금 넣거나, 후추를 살짝 뿌리면 느끼함이 줄어듭니다. 단, 매운 재료는 떡의 은은한 단맛을 쉽게 덮기 때문에 전체 양의 10% 안쪽으로만 넣는 게 균형이 좋았습니다.
처음 만들 때 기억하면 좋은 부분
피자설기는 재료가 화려해야 맛있는 음식은 아닙니다. 오히려 떡 부분이 촉촉하고 부드러우면 토핑은 단순해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햄, 옥수수, 치즈만 넣어도 기본 맛은 잘 나오고, 여기에 색감을 위해 파프리카를 조금 더하면 보기에도 예쁩니다.
집에서 만들어보면 시판 피자빵과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빵처럼 기름진 느낌이 덜하고, 떡 특유의 든든함이 있어서 간식과 식사 사이에 놓기 좋습니다. 손님용으로 낼 때는 큰 틀에 한 번에 찌는 것보다 머핀 컵이나 작은 실리콘 틀에 나눠 찌면 먹기도 편하고 모양도 안정적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모양을 기대하기보다 쌀가루 수분, 소스 양, 토핑 물기만 신경 쓰면 실패 확률이 많이 줄어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치즈를 듬뿍 올린 버전보다 떡의 맛이 남아 있는 담백한 피자설기가 더 오래 손이 갔습니다. 익숙한 피자 재료가 설기떡과 만나면 꽤 새로운 간식이 되니, 집에 쌀가루가 있을 때 한 번쯤 만들 만한 메뉴입니다.
